갑자기 배가 꼬이는 듯 아프고, 설사와 피로가 반복되는데도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해 답답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크론병은 이렇게 조용히 시작되지만, 한 번 염증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 장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영향을 주며 삶의 질을 크게 흔들어 놓는 만성 질환이다. 더 두려운 점은 치료를 늦추면 장 협착, 누공, 영양 흡수 장애 같은 합병증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크론병 치료 방법, 크론병의 합병증에 대해 알아보겠다.

크론병 치료 방법
크론병은 한 번 생기면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불을 최대한 약하게, 오래 꺼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그래서 치료 목표는 늘 비슷하다.
- 장 속 염증을 줄이고
- 통증·설사·피로 같은 증상을 완화하고
- 장 점막을 최대한 깨끗한 상태로 회복시키고
- 합병증을 막으면서 재발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통 약물 치료 + 식이·영양 관리 + 생활습관 조절 + 필요 시 수술을 함께 고려한다.
1) 약물 치료 – 크론병 관리의 중심 축
① 항염증제(5-ASA 계열)
메살라민, 설파살라진 같은 약이다. 장 표면에 있는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지만, 크론병에서는 효과가 그리 강하지 않아 경증일 때 일부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② 스테로이드(코르티코스테로이드)
프레드니손, 부데소니드 같은 약으로, 염증이 확 타올랐을 때 불을 급하게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
- 장점: 짧은 기간 사용 시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 단점: 오래 쓰면 체중 증가, 부종, 혈당 상승, 골다공증, 감염 위험 증가 등 부작용이 많아서 **“잠깐 쓰고 빨리 줄이는 약”**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
③ 면역조절제(면역억제제)
아자티오프린(AZA), 6-MP, 메토트렉세이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 과도하게 흥분한 면역 반응을 줄여 염증을 완화하고
-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 다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서 2~3개월 정도 지나야 본격적인 효과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주로 중등도 크론병, 혹은 다른 약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사용한다.
④ 생물학적 제제 – 중등도·중증에서 ‘판을 바꾼’ 치료
기존 약으로 잘 잡히지 않던 염증을 확실히 줄이기 위해 등장한 약이 생물학적 제제다.
- 항-TNF제: 인플릭시맙(레미케이드), 아달리무맙(휴미라) 등
- 항-인테그린제: 베돌리주맙 – 장을 비교적 선택적으로 표적
- 항-IL제: 우스테키누맙(스텔라라) – 중등도~중증 크론병에서 많이 사용
이 약들의 강점은 다음과 같다.
- 장 깊은 곳까지 파고든 염증을 강하게 눌러주고
- 내시경으로 봤을 때 장 점막이 상당히 깨끗해질 정도로 점막 치유를 돕고
- 입원과 수술 가능성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⑤ JAK 억제제 등 새로운 계열 약물
기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 염증 신호 전달 경로 자체를 차단하는 소분자 약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면역조절제보다 효과 발현이 빠른 편이라 중증 환자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2) 식이·영양 관리 – “장에 부담을 줄이고 필요한 영양은 채우는 것”
음식이 크론병을 ‘만들거나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악화 시키느냐, 조용히 유지되게 하느냐에는 큰 영향을 준다.
① 증상 심할 때 피하면 좋은 음식
- 생야채, 껍질째 먹는 과일, 견과류, 씨앗류, 팝콘처럼 거친 식이섬유
- 튀김,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가공식품
- 매우 매운 음식
-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우유·치즈 등 유제품
- 카페인, 알코올
장벽이 염증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이런 음식들은 비유하자면 사포처럼 장을 긁고 지나갈 수 있다는 느낌으로 이해하면 쉽다.
② 증상기에 도움이 되는 식사 방식
- 장을 덜 자극하는 저잔류 식이(내용물·찌꺼기가 적은 식사)
- 부드럽게 익힌 채소, 기름기 적은 단백질, 자극 적은 조리법 위주
- 구체적인 메뉴는 사람마다 달라서, 본인에게 특히 안 맞는 음식은 직접 기록해 보는 것이 좋다.
③ 영양 결핍 보충
크론병이 오래되면 장에서 영양 흡수가 떨어져 다음과 같은 결핍이 흔하다.
- 철분 → 빈혈, 피로
- 비타민 B12, 엽산 → 신경 증상, 빈혈
- 비타민 D, 칼슘 → 뼈 약화, 골다공증
- 단백질 → 체중 감소, 근육 빠짐
혈액검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필요 시 보충제나 주사로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3) 생활습관 관리 – 약의 효과를 오래가게 만드는 장치
① 금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흡연은 크론병에서 거의 “최악의 외부 요인”에 가깝다.
- 재발을 더 자주 만들고
- 약이 잘 듣지 않게 만들고
- 수술 받을 가능성도 높인다.
크론병 진단을 받은 흡연자라면, “어떤 치료를 시작할지”보다도 “담배를 끊을 수 있는지”가 치료의 첫 단추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②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자체가 장을 직접 망가뜨리는 건 아니지만, 면역과 호르몬 균형을 흐트러뜨려 염증을 쉽게 악화시킨다.
- 규칙적인 수면
- 가벼운 걷기·스트레칭
- 호흡·명상
이런 것들이 염증 자체를 줄이지는 않지만, 재발의 빈도를 줄이는 데 분명히 도움을 준다.
③ 적당한 운동
무리한 운동이 아니라 부드러운 전신 운동은
- 장 운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 근육량과 체력을 지켜줘 합병증을 버티는 힘을 길러준다.
4) 수술 – “위험할 때, 혹은 더 이상 약만으로 안 될 때”
크론병 환자 중 상당수는 평생 한 번쯤 수술을 경험하게 된다. 수술은 크론병을 완전히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막다른 골목 같은 상황에서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 장이 너무 좁아져 음식이 안 지나가는 협착·장폐색
- 장과 장, 장과 피부·방광·질이 비정상적으로 연결되는 누공
- 고름이 고인 농양
- 심한 출혈, 장 천공
- 약을 충분히 써도 염증이 전혀 잡히지 않는 경우
이럴 때는 병든 부분을 잘라내거나(절제술), 좁아진 부분을 넓혀주는 수술(협착성형술), 농양 배액·누공 정리 등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시 약물·식이·생활관리를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5) 현대 치료의 핵심 개념: “점막 치유”
예전에는 “배가 안 아프면 괜찮다”가 목표였다면, 요즘은 내시경으로 장 안을 봤을 때도 염증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 즉 점막 치유를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점막 치유가 잘 되면
- 재발 간격이 길어지고
- 입원·수술 위험이 줄고
- 장기적인 합병증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중등도·중증 크론병에서는 처음부터 생물학적 제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 치료는 한 가지 방법만으로 해결되는 병이 아니라, 약물·식단·생활관리가 모두 힘을 합쳐야 안정되는 만성 질환이다. 급성기에 스테로이드나 항염증제로 불을 끄듯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후에는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 제제로 재발을 막아 장을 오래 편안한 상태로 유지한다. 음식은 자극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절하고, 흡연이나 스트레스처럼 증상을 악화시키는 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약으로 조절되지 않거나 협착·누공 같은 문제가 생기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다.
지금까지 크론병 치료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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