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갑자기 달콤한 디저트가 미친 듯이 당기고, 어느새 과자봉지며 빵이며 정신없이 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지 않나요?
특히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거나 짜증이 밀려올 때, 또는 생리 전후가 되면 이런 폭식 증상이 더 심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나 왜 이러지?” “내 의지가 약한 걸까?” 이런 자책을 하게 되지만, 사실 그건 우리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이 글에서는 우울과 폭식, 생리 전후 폭식이 심해지는 이유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울과 폭식
1. 우울증이란 무엇일까?
우울증은 그냥 슬픈 기분이나 잠깐의 우울감을 말하는 게 아니다. 며칠 이상 기분이 처지고 무기력한 상태가 계속되며,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 건강 질환이다. 이런 증상들이 수주, 혹은 몇 달 이상 이어질 수 있고, 일상생활이나 인간관계, 심지어 신체 건강까지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대표적인 우울증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지속적인 슬픔이나 공허한 느낌
- 평소 좋아하던 일에 대한 흥미 상실
- 쉽게 피로하고 에너지가 부족함
- 집중력 저하
- 수면 문제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거의 못 잠)
- 식욕 변화 (입맛이 없거나 반대로 폭식)
- 자존감 저하, 자기혐오
- 때로는 자해 생각까지 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감정들은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뇌 안의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화학 물질이 불균형해져서 생긴다. 이 신경전달물질들은 기분과 식욕, 동기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폭식증이란 무엇일까?
폭식증은 말 그대로 통제되지 않은 과도한 섭취를 반복하는 식이 장애다. 갑자기 많은 음식을 먹고, 멈출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배가 고파서 먹는 게 아니라, 감정적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에 손이 가고, 혼자서 몰래 먹는 경우도 있다.
폭식증의 전형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짧은 시간에 먹는다.
- 불편할 정도로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다.
- 먹은 후 죄책감, 수치심, 자기혐오를 느낀다.
- 식사 행동을 남들에게 숨긴다.
폭식은 단순히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다. 많은 경우 외로움, 우울, 불안, 스트레스와 같은 감정을 잠시나마 잊기 위한 하나의 대처 방법이다.
3. 우울과 폭식은 어떻게 연결될까?
이 둘은 매우 깊게 연결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 감정적 위안: 우울한 감정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음식에 의지하게 된다. 특히 단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은 세로토닌을 잠깐 높여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 자존감과 죄책감: 폭식을 하면 "또 실패했어"라는 죄책감이 밀려오고, 이는 다시 우울감을 심화시킨다. 결국 우울 → 폭식 → 죄책감 → 더 깊은 우울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 뇌 화학물질의 공통된 문제: 우울증과 폭식증 모두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뇌신경전달물질의 기능 저하와 연관되어 있다. 하나가 심해지면 다른 하나도 더 통제하게 어려워진다.
- 고립감: 우울한 사람은 점점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쉽고, 폭식도 주로 혼자 있을 때 이루어진다. 고립은 감정을 더 심화시키고, 폭식은 그 고립을 반복하게 만든다.
4. 해결 방법은 없을까?
다행히도, 우울과 폭식 모두 치료가 가능한 문제다.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인지 행동 치료(CBT): 감정과 생각의 왜곡된 패턴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바꾸는 훈련을 한다. 감정을 음식 대신 건강하게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약물 치료: 항우울제, 특히 세로토닌을 높이는 SSRI 계열의 약물은 우울감과 폭식 충동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 영양 상담: 음식을 두려워하지 않고, 균형 있게 먹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사는 감정적 배고픔과 실제 배고픔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
- 마음 챙김 식사: 먹는 동안 감정과 몸의 반응을 인식하며 먹는 훈련이다. 폭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 자기 친절 훈련: 실패했을 때 나 자신을 비난하기보다는, 따뜻하게 감싸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 치유의 핵심이다.
생리 전후 폭식이 심해지는 이유
1. 호르몬 변화가 식욕과 기분에 영향을 준다.
여성의 몸은 매달 호르몬 변화라는 커다란 흐름을 겪는다. 생리 주기 동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이 변동되며 식욕, 기분, 에너지에 영향을 미친다.
- 에스트로겐 증가기(난포기): 기분이 좋아지고 식욕이 줄어드는 시기다.
- 에스트로겐 감소 + 프로게스테론 증가기(황체기): 식욕이 증가하고 기분이 처지는 시기다.
특히 생리 직전에는 에스트로겐이 급감하며, 이로 인해 세로토닌 수치도 함께 떨어진다. 세로토닌은 행복감, 안정감, 식욕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결과적으로 생리 전에는
- 단 음식, 탄수화물, 고지방 음식에 대한 갈망이 심해진다.
- 감정이 불안정해지고, 위로가 필요해진다.
-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자꾸 뭔가를 먹고 싶어진다.
2.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감정적 식욕이 증가한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식욕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생리 전후로 이 세로토닌이 줄어들면, 뇌는 자연스럽게 그 결핍을 음식으로 채우려고 한다. 특히 탄수화물은 세로토닌 생성을 도와주기 때문에 더욱 갈망하게 된다.
그래서 생리 전에 유독 빵, 초콜릿, 면, 밥, 군것질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식욕이 아니라 몸과 뇌가 세로토닌을 회복하려는 생존 반응에 가깝다.
3. PMS와 신체 불편감도 폭식을 유발한다.
PMS(생리 전 증후군)나 PMDD(생리 전 불쾌 장애)를 겪는 사람은 생리 전후에 다음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경험한다.
- 피로감
- 팽만감
- 복통
- 두통
- 잠을 잘못 자는 문제
이런 신체적 스트레스는 감정을 더 예민하게 만들고, 결국 음식을 통해 잠시라도 위안받으려는 반응으로 이어진다.
4. 생리 직전에는 대사량도 증가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생리 직전에는 몸의 기초 대사율이 살짝 증가한다. 쉽게 말하면 몸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뜻이다.
이 시기에는 자연스럽게 더 자주 배가 고파지고, 식사를 조금만 거르거나 불균형하게 하면 저혈당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러면 에너지 급락과 함께 강한 식욕이 몰려오고,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5. 감정적으로 더 취약해지는 시기다.
생리 전에는 감정적 민감성이 커진다.
자기 몸에 대한 불만, 외모에 대한 비판, 일상 스트레스에 대한 과민 반응 등이 더 강해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감정적 식사(Emotional Eating)가 더 쉽게 발생한다.
가끔 이유 없이 너무 많이 먹고 나서 “왜 이러지?” 자책한 적 있지? 사실 그건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어. 우울할 땐 기분을 잠깐이라도 달래려고 음식을 찾게 되고, 생리 전후엔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감정이 예민해지고 식욕도 확 올라가게 돼.
결국 이 모든 건 뇌의 화학작용, 감정 변화, 호르몬의 흐름이 복합적으로 얽힌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나를 탓하기보단, 지금 내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먼저 살펴보는 게 필요해.
지금까지 우울과 폭식, 생리 전후 폭식이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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